가양 일대의 유흥 문화는 사실 선택지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주거 밀집 지역의 특성상 화려한 대형 업소보다는 실속을 챙기는 중소형 매장이 주를 이룬다. 이런 곳에서 가장 흔히 겪는 실수는 분위기에 취해 쓸데없는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다. 특히 세트 메뉴의 구성은 꼼꼼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뻔한 마른안주나 질 낮은 과일 안주를 묶어서 비싸게 파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곳에서 돈을 아끼고 싶다면 단품 위주로 구성하고, 술은 가성비가 검증된 기본 라인업을 선택하는 것이 정석이다. 가게의 추천 메뉴판을 맹신하는 순간 당신의 지갑은 얇아지기 마련이다.
주류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회전율이다. 가양 내 소규모 업장들은 주류 재고 관리에 따라 맛의 편차가 극명하게 갈린다. 특히 생맥주를 취급하는 곳이라면 탭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관리가 소홀한 탭에서 나오는 맥주는 특유의 쉰내가 섞여 나오기 십상이다. 본인은 가급적 병맥주나 소주를 선호한다. 개봉되지 않은 제품이 가장 안전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업주의 입장에서 주류 마진을 남기기 위해 저가형 위스키를 고급인 척 섞어 파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메뉴판의 가격대가 지나치게 낮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쯤 의심해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서비스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직원들의 응대 방식이다. 가양의 업소들은 개인의 역량에 따라 서비스 질이 극명하게 갈린다. 벨을 눌렀을 때 즉각적인 반응이 오지 않는다면 그곳은 인력 관리가 안 되는 곳이다. 프로라면 자신이 지불한 금액만큼의 노동력을 제공받아야 한다. 손님이 직접 눈치를 보며 술을 가져오거나 얼음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은 애초에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불친절하거나 무관심한 곳에 팁을 얹어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나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이런 사소한 서비스 지점을 기록해두는 편인데, 변화가 없는 곳은 두 번 다시 찾지 않는다.
결국 유흥의 질은 당신이 어떤 업장을 고르느냐에 따라 7할 이상 결정된다. 가양의 밤은 당신의 시간을 소모하기 위해 기다리는 곳들로 가득하다. 화려한 외관에 현혹되지 마라. 조명이나 인테리어는 업주가 만든 허상일 뿐이다. 실제 그곳이 제공하는 술의 품질, 메뉴의 합리적인 가격대, 그리고 직원의 태도 이 세 가지가 맞물리지 않는다면 그날의 유흥은 실패다. 본인의 취향을 명확히 하고, 업장의 실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가져라. 어차피 돈을 쓸 거라면 최소한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소비 방식이다.